우리는 왜 재테크에서 반복해서 실수할까?
재테크는 자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한 선택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비싸게 사고 싸게 팔거나,
불확실한 정보를 믿고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 흔하다.
놀랍게도, 이런 판단의 오류는 단순한 지식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람의 심리적 편향과 감정, 환경적 요인이
판단을 비합리적으로 만드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행동경제학은 이런 비합리적인 금융 결정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는 학문이다.
즉, 인간이 왜 잘못된 투자 판단을 하고,
왜 그것을 반복하며,
어떻게 그것을 줄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행동경제학은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확증 편향: 듣고 싶은 정보만 믿는 심리
재테크를 시작하면 사람은 자신의 판단을 정당화할 정보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이나 부동산 지역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그와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는 무시하거나 축소하고,
긍정적인 정보만 반복해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확증 편향이다.
행동경제학에서 확증 편향은
이미 형성된 믿음을 강화하려는 심리적 경향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모순되는 정보보다
자신의 관점을 지지해주는 정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이것은 결국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SNS, 유튜브, 블로그처럼
개인화된 정보가 넘치는 환경에서는
확증 편향이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정보를 선별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손실 회피: 손해 보기 싫어 더 큰 손실을 감수한다
사람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심리는 행동경제학의 대표 개념인 ‘손실 회피(loss aversion)’로 설명된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이 하락했을 때
손해를 확정 짓고 팔기보다는
‘언젠간 다시 오를 거야’라는 심리로
끝까지 버티다가 더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손실 회피 성향은 재테크에 있어 매우 위험한 요소다.
투자자는 이익을 실현하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손실을 인정하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다.
이로 인해 수익보다 손실이 더 커지는 결과를 낳고,
결국 전체 투자 성과가 악화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객관적인 투자 기준을 세우고
감정이 아닌 원칙에 따라 매도,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손실을 ‘실패’로 인식하고
자신의 판단력을 부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 심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편향: 지금의 만족을 미래보다 우선시한다
사람은 지금 당장의 즐거움이나 안정을
미래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런 성향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현재 편향(present bias)’이라고 설명한다.
재테크에 있어 현재 편향은
단기 수익을 추구하게 만들고,
장기적인 자산 운용에 대한 인내심을 약화시킨다.
예를 들어, 1년 후 수익률 10%의 상품보다
지금 당장 3%를 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저축보다는 소비를 선택하는 행동도
현재 편향의 전형적인 사례다.
재테크의 목적이 먼 미래에 있는 경우,
사람은 그 가치를 축소해서 평가하게 되고,
결국 장기 투자를 위한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리게 된다.
후회 회피 성향: 나중에 후회할 선택을 피하려는 마음
사람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그 결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후회를 매우 두려워한다.
이러한 심리는 재테크에서 위험 회피 성향으로 나타난다.
‘만약 저걸 샀는데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사람으로 하여금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후회 회피(regret aversion)’는
결정의 책임을 자신이 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이다.
그래서 사람은 실제로 수익이 날 수 있는 기회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성향은 특히 초보 투자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한 번의 실패 경험은 이후의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심지어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들은 현금만 보유하거나
지나치게 보수적인 자산 배분을 하게 되어
장기적인 자산 성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
과잉 확신: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착각
재테크 시장에는 정보가 많고,
그 정보를 빠르게 해석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이런 환경에서 사람은 자신이 평균보다 더 나은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것이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과잉 확신(overconfidence bias)’이다.
과잉 확신은 사람이 자신의 지식, 예측력, 판단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특히 단기 수익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의 선택이 ‘능력’ 때문이라고 믿고,
이후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개인의 판단력은 대부분 과거 경험에 제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잉 확신은 무리한 투자,
집중 투자, 타이밍 투자 등
위험한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준점 효과: 처음 본 정보가 모든 판단을 지배한다
사람은 처음 접한 숫자나 정보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이 1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8만 원이라면
그 차이만 보고 ‘싸졌으니 사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은 ‘기준점 효과(anchoring effect)’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사람은 초기 정보에 기준을 두고
그 이후의 판단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심리는 재테크 판단을 왜곡시켜
합리적인 가치 분석보다
심리적 기준에 따라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이 부동산은 작년에 비해 싸졌으니 지금이 기회다’라는 판단도
실제로 그 지역의 가격이 과대평가되었는지를 따지기보다
이전 가격에만 근거한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
가용성 편향: 기억에 남는 정보가 판단을 이끈다
사람은 뉴스, 경험,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
그리고 그 정보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으면
객관적인 근거 없이 행동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이다.
예를 들어, 최근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사례를 들으면
그 정보가 강하게 각인되어
해당 투자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이는 개인의 재무 상황이나 투자 성향과 무관하게
충동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원인이 된다.
또한, 뉴스에서 특정 산업이 ‘유망하다’고 보도되면
그 정보는 머릿속에서 빠르게 떠오르며
해당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소비 착각: 투자도 소비처럼 느끼게 만드는 플랫폼의 전략
최근 재테크는 모바일 앱이나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투자 결정을
마치 쇼핑처럼 직관적으로 내리는 경향이 있다.
앱에서 ‘지금 사면 할인 혜택’, ‘실시간 급등 종목’ 등의 요소는
투자가 아닌 소비 감정에 가까운 결정을 유도한다.
이처럼 감정에 기반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손실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리워드’, ‘이벤트’, ‘가입 혜택’ 등은
합리적인 판단보다
지금의 감정에 따른 선택을 유도하는 마케팅 장치다.
행동경제학은 이런 구조가
투자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사람들이 돈을 불리려는 목적보다
‘참여했다는 만족감’에 중독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재테크 판단은 숫자보다 심리에 흔들린다
많은 사람이 재테크를 ‘수학’이나 ‘분석’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심리’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
행동경제학은 이 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사람이 왜 비합리적인 판단을 반복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확증 편향, 손실 회피, 현재 편향, 과잉 확신, 기준점 효과 등
이 모든 심리는 우리의 재테크 판단을 무의식적으로 조정하고,
결국 장기적인 재정 목표를 흔들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많이 수집하는 것보다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 심리가 어떻게 판단을 왜곡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진짜 똑똑한 재테크는
정보가 아닌 ‘자기 통제력’에서 출발한다.
'행동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동경제학으로 해석한 핀테크 앱의 소비 설계 (0) | 2025.06.28 |
---|---|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스마트폰 속 반복 소비의 설계 원리 (0) | 2025.06.28 |
행동경제학이 설명하는 장바구니 보관의 심리 효과 (0) | 2025.06.27 |
행동경제학이 해석하는 명품 브랜드 소비의 심리 (0) | 2025.06.27 |
행동경제학으로 해석한 ‘내돈내산’ 후기의 신뢰 착각 (0) | 2025.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