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풍경을 어루만지는 문장의 힘
《호의에 대하여》, 문형배 판사의 조용한 선언
“세상이 변하는 건 거창한 혁명보다, 누군가의 다정한 한마디일지 모른다.”
— 문형배, 《호의에 대하여》
대한민국의 헌법재판관이자 판사인 문형배.
법의 언어에 익숙한 이가 낸 첫 산문집 《호의에 대하여》는 법정이 아닌 삶의 자리에서 들려주는 ‘온기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우리가 흔히 ‘정의’와 ‘공정’이라는 단어로만 인식하던 법의 세계,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적 고민과 따뜻한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사법의 언어를 품은 따뜻한 에세이
법정의 풍경은 차갑다. 검은 법복, 절제된 말투, 그리고 감정을 배제한 판결문.
하지만 문형배 판사는 거기서도 사람을 보았고, 사람 사이의 거리와 온도를 기억했다. 책 속 120편의 짧은 글은 그런 기억의 기록이다.
“나는 법정에서 사람들의 호소를 들었다. 울음 섞인 목소리 속에서 말하지 못한 사연을 읽으려 애썼다.”
《호의에 대하여》는 오랜 시간 사법의 최전선에 있었던 저자의 내면 독백이자, 우리가 잊고 살았던 ‘배려’라는 가치를 향한 조용한 복원이다.
한 편의 글이 꼭 법정을 그리지 않는다. 때로는 하루의 일상, 때로는 낯선 사람과의 짧은 인연, 또 어떤 때는 판결문 사이에 숨겨진 사람의 마음을 꺼내 보인다. 이 책은 정형화된 분류 속에 넣기 어렵다. 에세이이자 수필이며, 철학이고, 삶의 단상이다. 특히 판결문의 건조함 뒤에 숨겨진 문형배 판사의 ‘인간적인 고민’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유의 파편들
저자는 사소한 일상에서 의미를 건져낸다. 식당 종업원의 미소, 버스 기사님의 정돈된 안내 멘트, 그리고 늦은 밤 귀가길의 따뜻한 눈맞춤. 법정에선 절대 판결이 될 수 없는 것들이, 이 책에선 ‘인생의 기준’이 된다.
“호의는 법으로 강제할 수 없지만, 그 존재가 세상을 지탱한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한 아이의 눈빛, 부모님과의 대화 속에서 발견한 온기, 젊은 시절 고시 공부를 하며 느낀 좌절과 희망. 이런 장면들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각자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고, 동시에 현재의 삶을 반추하게 만든다.
그는 글에서 말한다. “판사는 법조문을 들여다보기 전에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게 법과 일상을 넘나들며 삶의 온도를 재조정해 나간다.
진심과 품격이 깃든 문장의 힘
문형배는 다정한 사람이다. 책을 읽다 보면 금세 그런 확신이 든다. 글에는 화려한 수사는 없지만, 진심은 있다. 단정한 문장은 그의 성품을 닮았고, 날 선 비판 대신 조용한 제안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잘 사는 삶이란, 결국 다른 사람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이다.”
그의 글은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들을 다시 부각시킨다. 경쟁보다 협력, 효율보다 성실, 냉소보다 다정.
또한 그는 글을 통해 자신의 한계도 담담히 인정한다. 판결은 언제나 옳지 않았고, 판단은 때때로 미흡했으며, 감정은 종종 법 뒤에 숨었다고 고백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이 책의 신뢰를 쌓는다. 《호의에 대하여》는 어떤 면에선 ‘판사의 반성문’처럼도 읽힌다.
마음에 오래 남을 메시지
요즘 세상은 빠르고, 차갑다. 사람 사이의 온기보다는 ‘이익’과 ‘속도’가 우선시된다. 그런 시대에 《호의에 대하여》는 속도를 늦추고 사람을 바라보게 만든다.
-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놓친 따뜻함을 되찾고 싶은 사람
- 사회의 최전선에서 사람과 마주하는 일을 하는 직업인
- 관계와 말, 그리고 삶의 균형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
그들에게 이 책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깊숙이 말을 건다. 책의 각 글은 독자에게 잠시 숨을 고르고 삶을 되짚는 시간을 선사한다. 호의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속도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문형배 판사의 세계관과 철학
책 전체에 흐르는 가장 중요한 정서는 ‘존중’이다. 상대를 존중하는 말, 상황을 존중하는 자세, 시간과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
그는 사회가 강자에게만 집중할 때, 법관은 약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철학이 문장이 되어 흐른다.
또한 《호의에 대하여》는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법이란 무엇이며, 정의란 어떻게 구현되는가. 그리고 법률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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